박명희 대표 칼럼(한겨레)_‘전기차 인프라 부족’ 등으로 낭패 보는 소비자
24-06-03 16:35 작성자 : 최고관리자 조회 : 183 댓글 : 0 회차 : 2024. 02. 01
24-06-03 16:35 회차 : 2024. 02. 01
보도/칼럼 2024. 02. 01 - 박명희 대표 칼럼(한겨레)_‘전기차 인프라 부족’ 등으로 낭패 보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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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만 해도 보조금 지원과 연료비 절감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친환경 전기차가 지난해 말에는 경기불황과 구매자들의 불만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탓에 보조금이 다 소진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왜일까?
전기차 소비자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불만은 현실적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3년 5월 등록된 전기차가 46만5천여 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 충전기 보급(누적)대수는 2022년 말 기준 약 19만4천 기로, 전기차 보급대수별 충전기 대수는 2.3대당 1대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충전기 보급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충전기 사용의 불편을 강도 높게 지적하는 것은, 소비자 수요와 상관없는 엉뚱한 곳에 충전기가 설치돼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급속충전기 설치 장소를 보면, 25%가 주로 공공기관에 설치돼 있다. 실제 소비자에게 필요한 공동주택 등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는 13%에 지나지 않는다. 급속 충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속도로 상에도 불과 5%밖에 설치돼 있지 않아 소비자 이용 불편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관한 법은 이미 법제화돼 신규 공동주택은 5%, 기존 공동주택의 경우 100가구가 넘는 곳은 2%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 법은 2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 1월부터는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 충전기 설치가 완결될 때까지 설치비의 20%까지 강제 부담금을 내도록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존 공동주택들은 주차난과 전기용량 부족 그리고 화재 위험성에 대한 우려로 충전기 설치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전기차 소비자의 두 번째 불만은 전기차의 안전위험 요소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소가 2023년 10월 발표한 연구는 ‘전기차 관련 위험요소로 인해 2년 내에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 첫째 위험요소는 전기차량 증가에 비해 기존 기반시설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다. 전기차는 같은 차종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300㎏가량 더 무겁다. 배터리 무게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차가 증가할 경우 기계식 주차장이나 노후시설 같은 곳의 구조적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내연기관차 20대를 수용할 기계식 주차장에 대형 전기차는 12대로도 제한 하중이 꽉 차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주차장 관리는 차량진입 등 20대 이상 규모에만 의무사항일 뿐, 나머지는 규제가 없는 사각지대이다. 현재는 기계식 주차시설 등에 전기차는 아예 주차를 금지하는 형편이다. 관리자가 있으면 주차를 금지하지만 무인 주차장의 경우 소비자가 실수로 주차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자동차 소유자가 배상해야 하므로 소비자에게 매우 불리하다.
또 하나의 안전위험 요소는 전기차의 화재에 대한 우려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진압시간이 8배 이상 소요되며, 지하나 밀폐공간에서의 화재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 420만 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문제 해결 방안은 어떠한가?
환경부의 올해 전기차 관련 예산 중 구매 보조금은 10% 감소했고 충전기 예산은 44% 확대했지만, 2025년 1월 법 집행을 앞두고 공동주택의 충전기 확대 보급을 위한 예산 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안전 위험요소 제거를 위한 전기차 화재방지 및 자동차 주차 시스템의 안전요소 확보를 위한 법 개정과 예산 확보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그 어디에도 마련돼 있지 않다.
대형사고가 난 뒤에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하려는 것인가? 소비자 안전에 둔감한 정부의 정책 의지를 보면서 불안하고 화까지 나는 게 소비자의 심정이다.
‘전기차 인프라 부족’ 등으로 낭패 보는 소비자(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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